잘 만든 콘텐츠는 TV·온라인·모바일서 다 통한다

입력 2016-12-02 18:31  

미디어&콘텐츠

모바일 전용으로 만든 예능 '숏터뷰' '경리단길 홍사장'
SBS 지상파서 방영

'마음의 소리' 등 웹드라마 KBS서 정규 편성

CJ, 내년 '다이아 TV' 개국…온라인 전용 콘텐츠 방송



[ 선한결 기자 ]
“총선 당선 확정 직후 사모님과 하신 딥키스가 화제가 됐는데, 의도하신 건가요?” “포르노 합법화 레알 인정?”

국회위원을 앞에 둔 진행자의 질문이 이렇다. 묘한 질문 세례에 촬영장을 지켜보던 보좌관이 당황하며 제작진에게 몇 마디를 건네지만 그 뒤에도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보좌관 장면을 개그 소재로 활용한다. 지난 10월 말 SBS에서 방영된 ‘양세형의 숏터뷰’의 한 대목이다. 진행자인 개그맨 양세형은 이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앞에서 법안 발의에 관한 랩을 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SBS의 모바일 브랜드 모비딕에서 제작했다. 온라인에서 4개월 전부터 공개한 내용을 TV에 맞게 재편집해 내보냈다. 표창원 의원, 가수 이승환, 래퍼 도끼 등의 짧은 인터뷰 여러 편을 2회로 엮어 만든 이 프로그램은 심야 시간대(밤 12시15분~1시30분)에도 시청률 2~3%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모바일 방송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린 것이 TV에서도 통했다. 코미디 형식을 접목하는 등 더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출연자도 지상파 방송보다 덜 부담스러운 자리에서 편하게 얘기한 것이 매력으로 꼽혔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 이후 모비딕의 예능프로그램인 ‘경리단길 홍 사장’ ‘한 곡만 줍쇼’도 지난달 SBS에서 전파를 탔다.

지상파·케이블 방송과 온라인 방송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웹·모바일 등 온라인용 콘텐츠와 TV 전용 콘텐츠가 나뉘어 있던 예전과는 달리 잘 제작한 콘텐츠는 플랫폼 문턱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방영되는 추세다. TV 방송과 직접 연계된 스핀오프형 디지털 콘텐츠도 많아졌다.

온라인 방송은 TV의 보조 수단이나 아예 동떨어진 시장으로 여겨져왔다. 지상파 방송국의 온라인 플랫폼은 TV 프로그램 다시보기나 티저 영상을 싣는 정도에 그쳤다. 올해 초부터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한 지상파 모바일 방송국도 사정은 비슷했다. 특정 아이돌 그룹이나 배우의 팬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

최근 들어 달라졌다. 숏터뷰처럼 당초 모바일 대상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이 히트를 한 뒤 지상파 편성표에 치고들어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KBS는 지난달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편집한 뒤 정규편성해 내보냈다. 9일부터는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가 KBS2TV에서 금요일 밤 11시부터 전파를 탄다.

CJ E&M은 아예 온라인 방송 콘텐츠 전문 TV 채널을 선보인다. 내년 1월1일 개국하는 ‘다이아 TV’다. 밴쯔와 씬님 등 인기 1인 크리에이터가 TV에 출연해 생방송을 꾸민다. 기존 1인 방송 형식을 그대로 따르지만 덩치가 커졌다. 크리에이터들은 서울 서교동에 있는 1인 방송 전용 스튜디오에서 상암동 CJ E&M 빌딩의 정식 방송 스튜디오로 무대를 옮기게 됐다. 방송계의 전문 인력도 제작 과정에 새로 붙는다. 생방송이 없는 시간대엔 모바일에 나간 방송을 재편집해 TV에 내보낼 예정이다.

지상파와 케이블도 모바일 플랫폼과 새롭게 손을 잡고 나섰다. MBC 드라마 ‘불야성’은 MBC 웹사이트 외에도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인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국내외 온라인 동영상 시청자를 잡으려는 조치다.

지난달 30일엔 CJ E&M이 자사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티빙을 개편하며 산하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의 스핀오프 콘텐츠를 대거 들고 나왔다. 월요일 오후 4시 TV 올리브 채널에서 ‘오늘 뭐 먹지’를 방영하고, 오후 7시에는 모바일 1인 방송 버전의 동명 프로그램을 새로 방영하는 식이다. tvN의 장수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와 연계한 콘텐츠도 나왔다. 출연자들의 대기실 모습을 담은 ‘오프 더 코빅’을 모바일로 방영한다. CJ E&M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더 많은 디지털 스핀오프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온라인 콘텐츠 시장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더 뚜렷해지고 있다. 온라인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콘텐츠도 진화했다. 심심풀이의 ‘스낵 콘텐츠’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숏터뷰를 연출한 소형석 PD는 “초반엔 모바일 방송에 대한 기존 인식대로 접근해 3분 이내에 한 방송분이 끝나는 식으로 기획했지만, 실제 시청자들은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며 “시청자 반응을 반영해 한 회 평균 8분가량으로 분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TV 방송과 온라인 방송 간 벽이 낮아지면서 콘텐츠 경쟁은 심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중소형 프로덕션과 1인 크리에이터도 쉽게 TV 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며 “각자 채널이나 플랫폼 이름표를 떼고 콘텐츠 질로만 승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학 CJ E&M 미디어솔루션 부문장은 “앞으로는 모바일과 TV, 컴퓨터 등이 자유롭게 연계되는 다중 플랫폼 네트워크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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